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쉽게 사들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중국인은 한국 땅을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함께 나옵니다.
특히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표현만 보면 외국인의 토지 거래를 허용해주는 제도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반대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외국인의 주택 투기를 막기 위해 지난해 지정했던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 수도권 주요 지역의 주택을 거래할 때 적용되는 규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1.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무엇을 허가한다는 뜻일까?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이름 때문에 외국인에게 토지 거래를 특별히 허용해주는 제도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지역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때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규제 제도에 가깝습니다.
이번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지정기간은 2026년 8월 26일부터 2027년 8월 25일까지입니다.
적용되는 주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독주택
- 다가구주택
- 다세대주택
- 연립주택
- 아파트
허가 대상 면적 역시 기존과 같습니다. 주거지역은 6㎡ 초과, 상업지역은 15㎡ 초과 거래가 대상입니다.
즉 “외국인에게 부동산 거래를 허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일정 조건에 해당하는 거래를 허가제로 관리하겠다는 것입니다.
2. 서울은 전 지역이 규제 대상이다
이번 연장 조치에서 허가구역 범위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됩니다.
서울은 전 지역이 대상입니다.
경기도에서는 수원·성남·고양·용인·안산·안양·부천·광명·평택·과천·오산·시흥·군포·의왕·하남·김포·화성·광주·남양주·구리·안성·포천·파주 등 23개 시·군이 포함됩니다.
인천 역시 미추홀·연수·남동·부평·계양·서해·검단·영종·제물포 등 9개 자치구가 포함됩니다. 다만 인천은 2026년 7월 행정구역 개편 내용이 반영됐습니다.
따라서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외국인이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 상당 부분이 이번 규제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실제로 외국인 주택 거래도 줄었다
정부가 이번 규제를 다시 1년 연장한 이유 중 하나는 실제 거래량 감소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인 2025년 9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수도권 외국인 주택거래량은 4,39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 6,024건과 비교하면 27% 감소한 수치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감소폭은 더 뚜렷합니다.
서울은 37%, 경기는 23%, 인천은 29% 감소했습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와 용산구의 외국인 주택 거래는 49% 감소했고, 서초구는 무려 73% 감소했습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수도권 외국인 주택 거래가 상당 폭 줄어든 것은 분명합니다.

4. 중국인 거래만 따로 규제하는 제도는 아니다
여기서 또 하나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제도는 중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규제가 아닙니다. 외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적용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입니다.
다만 실제 수도권 외국인 주택 거래에서 중국 국적자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수도권 외국인 주택 거래 가운데 중국 국적자가 72%, 미국 국적자가 **13%**를 차지했습니다.
허가구역 지정 이후 거래 감소율을 보면 중국 국적자의 거래는 24%, 미국 국적자의 거래는 40% 감소했습니다.
따라서 “중국인만 특별히 규제한다”거나 반대로 “중국인에게 부동산 매입을 쉽게 허용해준다”고 해석하는 것은 모두 실제 제도의 내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5. 외국인 보유주택은 오히려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외국인의 국내 주택 보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국 외국인 보유주택은 2022년 8만3,512호에서 2025년 10만8,231호로 증가했습니다.
3년 사이 약 30% 늘어난 규모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 역시 외국인 주택 투기와 이상거래를 계속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재지정을 통해 해당 지역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거래나 투기 행위 등 위법 의심행위가 확인되면 관계기관과 협조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 결론|‘외국인에게 허가’가 아니라 ‘외국인 거래를 허가제로 관리’
이번 발표를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허가구역’이라는 단어의 의미입니다.
외국인에게 국내 부동산을 쉽게 살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외국인의 일정 규모 이상 주택 거래를 허가 대상으로 묶어 투기성 거래를 관리하는 규제입니다.
실제로 지정 이후 수도권 외국인 주택 거래가 27% 감소했고, 강남3구와 용산에서는 49% 감소한 만큼 정부는 해당 규제를 2027년 8월까지 1년 더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외국인이 한국 땅을 쉽게 산다”는 논란과 이번 조치를 연결해서 본다면, 이번 발표는 규제를 풀었다기보다 외국인 부동산 거래 규제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발표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