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이상 취업자가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60세 정년 이후에도 계속 일하는 모습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고령층 고용 관련 조사에 따르면 55~79세 취업자는 1,012만 5,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고령층 10명 중 약 7명은 앞으로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으며, 일하고 싶은 나이는 평균 73.6세에 달했습니다.
그렇다면 55세 이후 다시 일자리를 구하려면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중장년층과 고령층이 활용할 수 있는 공식 취업 사이트와 신청 전 확인할 사항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55세 이상 취업자가 1,000만 명을 넘은 이유
55세 이상 취업자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정년 이후에도 생활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조사에서 앞으로 일하고 싶은 이유로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라고 답한 비율은 53.4%였습니다. 절반이 넘는 고령층이 생계와 생활비를 위해 일을 희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는 나이와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 사이에 소득이 끊기는 기간도 문제입니다. 고령층이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을 그만둔 평균 나이는 53세였지만, 국민연금 수령 시점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간을 흔히 ‘연금 크레바스’라고 부릅니다. 직장에서는 퇴직했지만 연금은 아직 받지 못해 생활비를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소득 공백을 의미합니다.
고령층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 역시 노후 생활비를 모두 충당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퇴직 후에도 재취업이나 단시간 근로를 찾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2. 73.6세까지 일하고 싶은 이유는 생활비만이 아니다
55세 이상 일자리를 찾는 이유를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일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 가운데 36.7%는 ‘일하는 즐거움’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소득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입니다.
건강수명이 길어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60세 전후를 완전한 은퇴 시점으로 생각했지만, 현재는 건강 상태에 따라 60대와 70대에도 충분히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오래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경력과 건강 상태, 희망 근로시간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3. 55세 이상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공식 사이트
고용24
고용24는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통합 고용서비스 사이트입니다.
지역과 직종, 경력, 근무 형태 등을 설정해 채용공고를 검색할 수 있으며, 이력서 등록과 맞춤 채용정보 확인도 가능합니다. 국민내일배움카드와 직업훈련 과정도 함께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민간기업 재취업을 원하는 50대와 60대라면 가장 먼저 확인해 볼 만한 사이트입니다.
고용24에서는 다음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지역별 채용공고 검색
- 구직 신청과 이력서 등록
- 맞춤 채용정보 추천
- 국민내일배움카드 신청
- 직업훈련 과정 검색
- 중장년내일센터 신청
고용24는 채용정보뿐 아니라 이력서 작성, 취업상담, 직업훈련 서비스를 함께 제공합니다.
중장년내일센터
오랫동안 한 직장에서 근무한 사람은 퇴직 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중장년내일센터입니다.
중장년내일센터는 40세 이상 재직자, 퇴직 예정자와 구직자를 대상으로 생애경력설계, 전직지원, 재취업 상담 등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단순히 채용공고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을 정리하고, 앞으로 도전할 수 있는 직무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퇴직 전에 상담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년을 앞두고 있다면 미리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직지원 서비스는 40세 이상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며, 신청일부터 일정 기간 무료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노인일자리여기
60대 이상이 지역 내 공공형 또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찾고 있다면 ‘노인일자리여기’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거주 지역을 입력하면 가까운 지역의 노인일자리 사업을 검색할 수 있으며, 모집 중인 사업의 접수 여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일자리가 안내될 수 있습니다.
- 공공시설 지원
- 복지시설 업무 보조
- 노노케어 등 돌봄 활동
- 지역사회 환경정비
-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 민간기업 연계 일자리
다만 노인일자리 사업은 유형에 따라 신청 연령과 소득 조건, 선발 기준이 다릅니다. 사이트에서 모집공고를 확인한 뒤 수행기관에 문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노인일자리여기에서는 지역별 일자리 검색과 참여 신청서 제출, 접수내역 확인 등을 지원합니다.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
재취업을 준비하기 전에는 앞으로 받을 연금과 필요한 생활비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국민연금공단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에서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 가입한 연금의 예상 금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무뿐 아니라 건강, 여가, 대인관계 등 노후생활 전반에 대한 진단과 상담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상 연금액을 먼저 확인하면 매달 부족한 생활비가 얼마인지 계산할 수 있고, 그에 따라 필요한 근로시간과 목표 소득도 정하기 쉬워집니다.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는 노후준비 종합진단과 연금 예상액 조회, 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4. 나에게 맞는 중장년 취업 사이트 선택 방법
여러 사이트를 한꺼번에 이용하기 어렵다면 자신의 상황에 따라 하나씩 확인해도 됩니다.
50대 퇴직 예정자라면
중장년내일센터에서 생애경력설계와 전직 상담을 먼저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담당했던 업무와 보유 기술, 자격증을 정리한 뒤 비슷한 분야의 재취업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간기업 재취업을 원한다면
고용24에서 지역과 직종을 설정해 채용공고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정규직만 찾기보다 계약직, 시간제, 경력직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함께 비교하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60대 이상 지역 일자리를 찾는다면
노인일자리여기에서 거주지를 기준으로 검색해 보는 것이 편리합니다.
온라인 신청이 어렵다면 가까운 행정복지센터나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등 수행기관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연금과 생활비가 걱정된다면
중앙노후준비지원센터에서 예상 연금액과 부족한 노후자금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한 월소득이 정해지면 무리한 장시간 근무보다 자신의 건강에 맞는 근로시간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5. 55세 이상 일자리 신청 전 확인할 사항
중장년 일자리를 찾을 때는 급여만 확인해서는 안 됩니다.
첫째, 근무시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하루 근무시간뿐 아니라 주말근무와 야간근무 여부도 살펴봐야 합니다.
둘째, 업무 강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장시간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업무인지, 외부 근무가 많은지도 중요한 조건입니다.
셋째,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임금과 근로시간, 계약기간, 휴일 등이 근로계약서에 명확하게 적혀 있어야 합니다.
넷째, 4대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근무 형태와 시간에 따라 가입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채용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기존 연금이나 복지급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근로소득이 발생하면 일부 연금이나 지원사업의 적용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국민연금공단이나 해당 기관에 문의해야 합니다.
6. 경력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활용하는 것이다
중장년 재취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단순 업무만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제조업 현장에서 근무했다면 품질관리와 생산관리, 안전관리 분야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영업과 고객관리 경험이 있다면 상담이나 교육, 기업지원 업무로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회계와 행정 경험이 있는 사람은 소규모 사업장의 사무지원 업무를 찾을 수 있고, 전문기술이나 자격증을 보유했다면 직업훈련과 추가 교육을 통해 새로운 분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퇴직 전 직책이나 급여 수준만 기준으로 일자리를 찾으면 재취업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지금까지 쌓은 경험 중 새로운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은퇴 이후에도 사람에게는 갈 곳이 필요합니다
작년에 아버지가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하셨습니다.
퇴직 직후에는 그동안 고생하셨으니 이제는 조금 쉬셔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9개월 동안 큰 걱정 없이 쉬셨고, 가족들도 처음에는 편하게 지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실업급여 수급이 끝나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아버지의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일을 알아보고 싶어 하셨지만 몸은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은 부담스러웠고, 그렇다고 오랫동안 쌓아온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는 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특별히 갈 곳이 없으니 하루 대부분을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보내셨습니다. 소파에 가만히 앉아 계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 한편이 무거웠습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일했던 사람이 은퇴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중장년층에게 일자리는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갈 곳이 있고, 사람을 만나고, 자신이 여전히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끼는 것 역시 중요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몸에 무리가 가는 일을 무조건 계속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제는 과거의 경력과 현재의 건강 상태를 함께 고려해, 근무시간과 업무 강도가 맞는 일자리를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55세 이상 취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고 평균 73.6세까지 일하고 싶다는 조사 결과도 결국 이런 현실과 연결돼 있습니다. 생활비가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일을 통해 사회와 계속 연결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부모님이나 가족 중 은퇴 후 다시 일을 찾고 있는 분이 있다면 혼자 채용공고만 찾아보게 하기보다 고용24와 중장년내일센터, 노인일자리여기 같은 공식 사이트를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이 은퇴와 동시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경험을 무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